CAS, 정몽준 전 FIFA 부회장 제재 해제 (2018.02.10)

스위스 로잔의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는 9일(현지시간) 정몽준 전 국제축구연맹(FIFA) 부회장에 대한 FIFA의 제재를 해제하고 벌금 5만 스위스프랑(CHF)도 취소했다. 이에 따라 정 전 부회장은 국내 및 국제 축구 관련 활동을 즉시 재개할 수 있게 됐다.

CAS는 FIFA가 가한 5년의 제재 기간을 1년3개월로 감경하면서 제재는 2017년1월7일로 이미 만료되었다고 결정했다. CAS는 FIFA가 부당하게 절차를 늦추는 바람에 정 전 부회장이 일찍이 제재에서 벗어날 기회를 갖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정 전부회장은 CAS가 FIFA의 기존 제재를 전면 취소하지 않은 것에 대해 유감을 표시하고 “지난 4년간은 저의 명예와 자부심이 훼손된 고통의 시간이었지만 FIFA가 다시 축구팬들의 존경과 사랑을 받는 단체가 되도록 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FIFA 윤리위원회는 2022월드컵 유치과정에서 ‘투표 담합 (vote trading)’이나 ‘이익제공 (appearance of offering benefits)’과 같은 심각한 위반을 한 혐의(prima facie case)가 있다면서 2014년부터 조사를 시작했지만 이를 입증하지 못하자 이 혐의들은 모두 초기단계에서 철회했다.

그러나 FIFA는 주요 혐의를 적용할 수 없게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조사를 중단하기는커녕 한국의 국제축구기금(GFF) 공약에 관해 정 전 부회장이 동료 집행위원들에게 보낸 편지 내용을 문제 삼으면서 조사과정에서 ‘비협조적’이었고 서면답변을 늦게 보냈다는 등의 이유로 5년의 제재를 확정했었다. FIFA는 또 CAS 항소에 필요한 결정 이유서를 늦게 송부함으로써 정 전 부회장이 제재 개시 후 1년6개월 이상 지난 시점에서야 CAS에 항소할 수 있도록 방해했다.

CAS는 결정문에서 “정 전부회장이 서면 답변 시간을 약간 지키지 못한 것은 FIFA가 훨씬 중요한 절차를 지연시킨 것에 비하면 무시할 만한 것”이라면서 “이는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라는 격(The pot cannot fairly call the kettle black, especially when it itself is blacker)”이라고 밝혔다.

CAS는 또 “FIFA가 가했던 제재는 명백하게 그리고 지독하게 형평에 맞지 않는다(evidently and grossly disproportionate sanction originally imposed)”고 지적했다.

CAS는 정 전 부회장이 조사 과정중 블래터 회장에게 서한을 보낸 것을 FIFA가 문제 삼은 것에 대해서는 “정 전 부회장은 단지 불공정하고 정치적 동기에서 시작된 조사라고 믿고 불만을 표시한 것”이라면서 문제될 것이 없다고 밝혔다.

CAS는 “또 오래 전부터 FIFA 내부에서 정 전 부회장이 견지해왔던 반부패 입장과 십수년간 FIFA와 축구계에 기여한 공로”를 특별히 언급하면서 정 전 부회장이 부적절하게 조사에 반대하고 협조하지 않았다는 FIFA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만 CAS는 2022월드컵 유치과정에서 한국의 국제축구기금(GFF) 공약을 설명하기 위해 정 전 부회장이 동료 집행위원들에게 보낸 편지 가운데 두 문장이 공식 발표된 내용 이외의 것이어서 부적절했다고 지적했다. 동시에 CAS는 “당시 정 전 부회장은 자신이 비윤리적인 행동을 한다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판시했다.

CAS는 또 “정 전 부회장이 조사관들과 좀 더 긴밀하게 협력할 수도 있었겠지만 그렇지 않았다고 해서 결정적인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정 전 부회장은 “FIFA 윤리위원회의 조사는 처음부터 저의 FIFA 회장 출마를 저지하고자 하는 블래터 전 FIFA회장의 공작이라는 사실을 일관되게 지적해왔다”면서 “FIFA가 불순한 동기에서 조사를 시작했고 관련 절차를 의도적으로 지연시켰다는 저의 지적을 충분히 인지하면서도 CAS의 중재위원들이 그런 관점에서 검토하지 않은 점은 아쉽다”고 말했다.

 

정 몽 준 전 FIFA 부회장실

블래터와 FIFA 윤리위에 법적 책임 묻겠다 (2015.10.09)

FIFA 윤리위의 저에 대한 제재는 블래터 회장이나 플라티니 유럽축구연맹(UEFA) 회장, 발케 FIFA 사무총장에 대한 제재와 근본적으로 다른 것으로, 그동안 FIFA에 비판적 입장을 취해온 것에 대한 졸렬한 보복이다. 이번 조사가 기본적인 실체도 없이 오로지 저의 선거 등록을 훼방하기 위해 시작된 술수임이 드러난 것이다.

블래터 회장과 플라티니 회장, 발케 사무총장은 뇌물, 배임, 횡령 등 구체적 범죄적 행위에 관련된 혐의를 받는 사람들임에도 90일 잠정 제재를 가한데 반해, 저에 대해서는 조사 비협조와 윤리적 태도와 같은 애매한 조항을 적용해 6년 제재를 가한 것은 현저히 형평성을 잃은 것으로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

특히 윤리위가 조사 과정 내내 문제로 삼았던 투표담합(vote trading), 부정이익제공과 언론에 꾸준히 흘렸던 구호성금은 제외하고 단지 조사를 담당하는 윤리위 자신들에 대한 비판과 조사 비협조라는 지엽적이고 기술적인 사항을 제재의 근거로 삼은 것은 작금의 사태가 일관된 정치적 술수임을 보여준다.

FIFA는 2014년 11월 공개된 가르시아 리포트를 통해 한국 유치위의 활동들은 전체적으로 문제가 없었다는 결론을 발표했다.

그러나 2018월드컵 유치 투표에서 2표 밖에 얻지 못한 영국의 의회가 자국의 유치과정에 대해 조사를 하고, 영국의 톰슨 집행위원이 저와 ‘투표담합’을 했다고 주장하면서 FIFA 윤리위는 마치 결정적인 증거라도 잡은 것인 양 본격적인 조사에 들어갔다.

FIFA 윤리위는 톰슨 집행위원이 가르시아 조사국장에게 진술한 내용의 문서를 보내면서 저에게 “놀랐느냐(surprise)?”라는 질문 등의 조사를 했다.

하지만 톰슨 집행위원은 개최지 결정 투표 하루 전날인 2010년 12월 1일, 윌리엄 왕자의 요청으로 왕자의 방에서 이루어진 모임에 윌리엄 왕자가 참석했는지조차도 기억하지 못하는 등 일관성 없는 진술을 했다. 이 자리에는 캐머런 영국 총리와 이홍구 전 총리도 참석했었다. 이런 자리에서 ‘투표담합’을 시도했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는 저의 반박에 FIFA 윤리위는 이 부분을 취하했다.

FIFA 윤리위가 중점을 둔 또 하나의 혐의는 국제축구기금(GFF)을 설명하는 편지 문제였다. 초기 조사 과정에서 윤리위는 블래터 회장과 발케 사무총장이 저의 편지 사본을 보고 “놀랐다(surprise)”고 진술한 내용의 문서를 저에게 보낸 뒤 이 편지들과 관련해 수많은 질문을 던지면서 강도 높은 조사를 했다. 그러나 2010년 11월 발케 사무총장이 저와 한승주 유치위원장에게 보낸 편지에서 “당신들의 설명을 듣고 이 사안을 종결했으며 윤리위에 보내지 않겠다”고 밝힌 서신의 존재를 윤리위에 통지하면서 상황은 반전되었다.

윤리위의 조사가 진행되던 지난 8월 언론에는 2010년 제가 아이티와 파키스탄에 기부했던 재난 구호 성금이 조사대상이라는 보도가 흘러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위의 두 나라 이외에도 여러 재난피해 국가들에 제가 꾸준히 구호성금을 보냈다고 반박하자 구호성금 관련 문제는 슬그머니 자취를 감추었다.

이번 윤리위의 결정에는 커다란 절차상의 하자가 있다. 에커트 심판국장(Chairman of Adjudicatory Chamber)은 본인의 말대로 명예훼손의 피해자라면 자신을 이 사건에서 제척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재판장을 맡아 심판을 한 것으로 이것은 심각한 적법절차 위반이다.

이번 결정으로 차기 FIFA 회장선거의 유효성과 공정성이 크게 훼손된 것을 우려한다.

블래터 회장의 경우에는 90일 잠정 제재가 지난 뒤 내년 2월 26일 열리는 임시총회에서 과반수 득표를 하는 후보가 없을 경우 다시 회장직으로 돌아오려는 음모를 꾸미고 있다는 국제 사회의 지적에 주목한다.

침몰하는 타이타닉호와 같은 FIFA에서 자신들의 안위만을 도모하면서 FIFA를 계속 파멸의 구렁텅이로 몰아넣는 세력들이 있다면 이들은 블래터 회장과 함께 그에상응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

저는 FIFA 윤리위의 악의적 제재를 바로잡기 위해 내 주 초 스포츠중재재판소(CAS)를 포함한 모든 법적인 대책을 강구할 계획이다. 또 영국 런던에서 최근 밝힌 것과 같이 블래터 회장의 비자-마스터카드 사기 사건, FIFA 집행위의 승인 없이 받은 본인의 연봉 등에 관한 배임 횡령 행위에 대해 소송을 제기할 것이며, 부당한 제재로저의 명예를 훼손한 FIFA 윤리위에 대해서도 상응한 법적 조치를 할 예정이다.

2015. 10. 9.
정몽준 FIFA회장 후보

FIFA의 제재에 대한 입장 (2015.10.08)

FIFA 윤리위가 저에 대해 6년간의 제재를 결정한 것은 예상했던 일이지만 FIFA의 무책임하고 부도덕한 실체를 여지없이 드러냈다는 점에서 커다란 실망을 느낀다.

FIFA가 총체적으로 와해되어가는 와중에 블래터의 살인청부업자라는 말을 듣는 FIFA 윤리위가 저지른 무도한 행위에 개탄을 금할 수 없다.

블래터 회장과 플라티니 회장, 발케 사무총장은 뇌물, 배임, 횡령 등 범죄적 행위에 관련된 혐의를 받는 사람들임에도 90일 잠정 제재를 가한데 반해 저에 대해서는 조사 비협조, 윤리적 태도와 같은 애매한 조항을 적용해 6년 제재를 가한 것은 현저히 형평성을 잃은 것으로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

특히 윤리위가 조사 개시 당시 문제 삼았던, 한국 2022월드컵 유치위원회의 ‘국제축구기금(GFF)’ 계획을 설명하는 편지를 동료 집행위원들에게 보낸 것은 제재 이유에서 제외하고 단지 조사 과정의 태도를 제재의 근거로 삼은 것은 이번 윤리위 제재가 정치적 동기에서 나온 것임을 입증한다.

이번 결정으로 차기 FIFA 회장선거의 유효성과 공정성이 크게 훼손된 것을 우려한다.

블래터 회장의 경우 90일 잠정 제재가 지난 뒤 내년 2월26일 열리는 임시총회에서 차기 회장이 선출되지 않을 경우 다시 회장직으로 돌아오려는 음모라는 국제 축구계의 지적에 주목한다.

침몰하는 타이타닉호와 같은 FIFA의 내부에서 자신들의 이익과 안위만을 도모하면서 FIFA를 계속 파멸의 구렁텅이로 몰아넣는 세력들이 있다면 이들은 FIFA의 도덕적 붕괴를 초래한 블래터 회장과 함께 엄중한 역사적 심판을 받을 것이다.

저는 가용한 모든 법적 수단을 통해 FIFA 윤리위의 결정이 부당한 것임을 밝혀내고 FIFA의 환골탈태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FIFA내의 양심적 동료 및 많은 축구팬들의 성원과 국제사회의 건강한 양식이 새로운 FIFA의 탄생에 함께해줄 것을 기대한다.

2015. 10. 8.

정몽준 FIFA 회장 후보